PPI 4년 최고, 평온의 가면이 벗겨지는가
2026-05-13
4월 PPI, 4년 만의 최고치
도매물가가 4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가 시장 컨센서스를 위로 뚫었고,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더 끈적해질 거란 경고가 같이 따라왔다.
그런데 시장은 어깨를 으쓱했다. S&P 500 은 0.16% 만 빠지면서 7,400 위에 그대로 머물렀고, 나스닥은 0.71% 하락. 이상하리만치 차분하다. 사실은 너무 차분해서 더 불편하다.
CPI 도 뜨거웠는데 왜 안 빠지나
어제 발표된 CPI 도 핫했다. 시장은 무반응. 주식, 암호화폐 모두 일단 받아냈다. 이건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시각. 둘, 시장이 일종의 인지부조화 상태에 들어갔다는 시각. 나는 후자 쪽으로 기운다.
VIX 는 18.07. 평온하다고 부르기엔 미묘한 구간이다. 한 자릿수가 아니라 18 대 라는 건, 옵션 시장이 이미 '뭔가 온다' 고 속삭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물 지수는 그 속삭임을 못 들은 척한다.
10년물 금리는 일주일 새 12.8bp 상승. 채권 시장은 이미 인플레 재가속 시나리오를 가격에 넣고 있다. 달러 인덱스 98.56, 일주일 최고.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살금살금 이동하고 있다는 흔적이다.
좁은 강세장의 후반부, 어제와 같은 풍경
어제 글에서 'AI 빅테크가 끌고 가는 좁은 강세장' 이라 적었다. 오늘 데이터도 그 view 를 흔들지 않는다.
나스닥은 200일선 위 16.4%. SPY 는 50일선 위 7.6%. 숫자만 보면 추세는 살아있다. 굳건하다. 그런데 '굳건함' 과 '비대칭' 은 별개의 문제다.
Nvidia 는 젠슨 황의 트럼프 중국 방문 동행 소식으로 또 올랐다. TSMC, AI 데이터센터 연결, Nebius 의 펜실베이니아 AI 팩토리. AI 내러티브는 여전히 시장을 견인하는 단 하나의 엔진이다. 이게 강세장의 후반부 특성이라고 본다.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
분기점에 서 있는 Fed
Kevin Warsh 가 Fed 의장직 첫 시험대에 오른다. 정치적 압력과 정책 추진력 사이에서 그가 어떤 톤을 잡느냐가 향후 6개월 자산 가격의 톤을 결정한다.
PPI 와 CPI 가 동시에 뜨거운 상황에서 비둘기로 가긴 어렵다. 매파로 기울면 시장이 흔들린다. 평온의 가면이 벗겨지는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건 시장의 narrative 단서들. 양자컴퓨팅 QUBT 가 15% 급등하는 와중에 QCOM 은 11% 넘게 빠졌다. SMR 같은 소형원전, ASTS 같은 위성통신도 두 자릿수 하락. 테마주 안에서도 명백한 차별화. 이건 광범위한 risk-on 이라기보다 narrative 핸드오프에 가깝다.
그래서 어떻게 대응하나
결론 내리긴 이르다. 인플레가 일시적 반등인지, 구조적 재가속인지 한 달은 더 봐야 한다. 푸틴-젤렌스키 평화협상 분위기 전환 같은 지정학 변수도 에너지 가격 경로를 흔들 수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가격의 평온과 펀더멘털의 평온은 다른 얘기다. 어제도 그렇게 적었고 오늘도 같은 결론이다. VIX 18, 10년물 금리 상승, 달러 1주일 고점. 시장이 안 보는 척하는 신호들이 모이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 답은 각자 다르겠지만, 적어도 '시장이 조용하니까 괜찮다' 는 가정은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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